사건 요약 : 최근 전남 순천에서 감기약을 사러 약국에 간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이 여성용 경구피임약을 받아 복용한 뒤 심한 두통·복통으로 응급실에 이송되는 사고가 발생해 경찰이 약사를 수사 중입니다.
A양 측 주장 : A양은 감기약을 받으려 했는데, 약사가 피임약을 줬다고 주장. 피임약인 줄 모르고 2알을 복용했다고 A양의 부모는 주장했으며, 약사가 나이 확인과 복약 지도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약사를 고소함.
약사 측 주장 : A양이 피임약의 상품명을 이야기했기 때문에 약을 그대로 준 것이라고 주장.
관련 영상 : https://www.youtube.com/watch?v=p6hwASdX70s
나이와 목적을 물었어야 했다?
약사가 초등학교 6학년 여학생에게 “몇 살인가요?” “무슨 용도로 복용하는 건가요?” 라고 물었어야 한다는 것이 A양 부모의 주장입니다.
묻지 않아도 설명을 했다면 더 좋았을 것입니다. 일반적인 상황에서는요.
여기에서 약사의 입장을 한 번 대변하겠습니다. 여성 환자가 피임(피임약, 콘돔)이나 질염과 같은 목적의 상품명을 직접 말하며 요청한 상태에서, 특히 남성 약사가 이유 없이 이에 대해 과도하게 묻는 것은 성희롱과 같은 문제의 소지가 될 수 있습니다. 사람에 따라서 “피임약 말하시는 거 맞죠?” 라고 크게 외치는 것조차 수치심을 느낀다고 할 수 있으니까요.
그럼에도 필요한 상황이었다면 약사는 누가 복용하는 것이고, 왜 복용하는 것이냐고 이유를 물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누가 봐도 배가 불러 임신을 한 여성이 피임약을 요청한다던지 하는 상황에서요.
그러나 초등학교 6학년이 피임약을 복용하는 것은 금기된 상황이 아닙니다.
뭐? 초등학생이 피임약? 이라고 자극적인 기사 제목들이 여럿 나오고 있지만, 원래 청소년도 피임약을 복용할 수 있습니다. 피임약을 복용하는 것에는 단순히 성관계 후 임신 방지 뿐만 아니라 생리 주기 조절 목적이 있습니다.(물론 임신 방지를 위해서 구매한다고 해도 문제될 것은 없지만요.) 워터파크 등 물놀이가 포함된 여행을 위한 생리주기 조절을 때문일 수도 있고, 시험기간과 같은 중요한 일정을 위해서 일수도 있습니다.
때문에 이 상황은 여러모로 평소에 복약지도에 소홀하지 않은 약사라도 약을 그냥 건네 줄 만한 상황입니다.
신분증 확인을 했어야 했다?
위와 같은 이유입니다.
미성년자가 피임약을 복용하는 것은 금기된 상황이 아니며, 신분증을 확인해야 할 사항은 더더욱 아닙니다.
문제의 피임약 “멜리안”, 무엇과 헷갈린 걸까?
A양이 받은 피임약의 이름은 “멜리안”입니다.
약사는 A양이 “멜리안 주세요”라고 해서 그대로 줬다고 주장합니다.
A양의 부모님은 약사가 감기약 대신 멜리안을 잘못 줬다고 주장하고요.
예를 들어 아이리스 대신 에이리스. 뭐 이런 경우는 환자가 약 이름을 말했을 때는 약사가 듣고 헷갈려서 잘못 약을 가져다 주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멜리안과 비슷한 이름의 약의 감기약은 없습니다.
~리안으로 끝나는 경구 일반약 자체가 멜리안 말고는 없거든요. 멜리~ 도 마찬가지고요.
멜리안과 비슷한 이름의 감기약은 없는데, A양은 무슨 이름의 약을 말하고자 한 것일까요?
여러 가지 의문점

피임약은 포장부터 감기약과 상당히 다르게 생겼습니다.
뜯었을 때 하루에 한 개를 잊지 않고 복용하게끔 포장 뒷면에 요일이 써 있는 경우가 많고, 멜리안도 마찬가지입니다.
1. 상품명을 직접 요청한 상황, 2. 다른 약도 아니고 누가 봐도 “하루에 꼭 한 개 먹어라!” 라고 되어 있는 피임약을 2알을 실수로 복용한 상황이 의아하게 느껴집니다.
성인이 먹든 청소년이 먹든 경구피임약은 한번에 여러 정을 복용할 일이 없는 약이거든요. 사후 피임 목적이 아니라면요…
실은 A양이 피임약을 요청한 상황이 맞고, 부모님에게 속이고 있는 상황을 생각해 보게 됩니다.
(추가) 사전피임약 2정으로는 사후 피임이 제대로 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사전피임약으로 사후피임하는 방법이 있기는 하지만, 거의 10정은 먹어야 하고, 무엇보다 멜리안 주성분인 게스토텐으로 하는 요법이 아닙니다.




